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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미

그때 그시절

K-시니어라이프 | 기사입력 2025/02/07 [09:44]

동치미

그때 그시절

K-시니어라이프 | 입력 : 2025/02/07 [09:44]

 


❄️ 동치미

유년시절(幼年時節)의 겨울은 참으로 춥고
눈도 많이 왔다

자고 일어나면
지붕에도,마당에도,
장독대에도,하얀눈이
소복소복 쌓였다.

그리고
나의 작은 가슴에도
하얗고 하얀 백설같은
눈이 수북 수북 쌓였다.

겨울밤
그렇게 소리없이 눈이
내리면,그 정적의 기나긴
겨울밤에 우리의 꿈도
눈이쌓이듯 밤새도록
쌓였다.

비좁은 온돌방엔
작은 이불 하나를 가지고
여러남매가 서로가
덮으려고 밀고 당기고
하다가 다투기가 일쑤였다.

아부지의 근엄한 목소리...

"조용히들하고 그만 자자!"

그리곤 잠시 정적,
요즘이야 겨울철에
난방시설이 좋아
별로 춥지도 않고
먹을 것도 풍족하지만
유년의 겨울밤은
춥고, 배고프고
무척이나 길었다

기나긴 겨울밤에
울 엄니는 자식들의
눈망울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당신의 인생 전부가
오직 자식들에게 맞춰진
울엄니는 자식들이
측은하게 있는
무언(無言)의 메세지인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외면하지 못했다.

결국,
울 엄니는 새끼들의
마음을 알기에
하는 수 없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누워있는
자식놈들을 타넘고 넘어
겨울밤의 시린 추위와
어둠을 뚫고 밖으로
나가신다.

그런 엄니가 부엌에서
동치미와 고구마를
들고 방으로
들어오시면~

 

 



방안의 기운(氣運)이 순식간에
확 ~~ 달라진다.
우리의 표정은
맑고 밝게 바뀌었다.

그때의 그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세월이 흐르고 흐른
지금도,
그 동치미와
가마솥에 잠자던 고구마가
그립고 그립다.

추억 속에 묻혀진
엄니의 모습이
세월의 커튼 뒤에서
아른거리는 밤이다.

추억의 맛!
그리움의 맛!
엄니의 맛!

가슴 시리고 애절했던
울 엄니의 그리운 맛!
고향의 맛이
오늘따라 더욱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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