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포토에세이>기도와 친구 부제목:「고마운 친구 TOP 10」을 정해 보곤 한다. 글/박성규
★★★ 오늘부터 며칠 계속 날씨가 추워진다고 했다. 벌써 바람이 매섭다. 겨울나무들이 발가벗은 채로 찬바람을 맞으면서 진저리를 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한참을 바라보니 간절하게 합장하는 모습처럼도 보였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것 같았다.
★★★ 거의 매일, 중·고등학교 단톡방에 글을 올리는 친구가 있다. ‘봉사와 희생의 화신’이다. / 오늘의 글, 제목이 「다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이다. 인용한 글이었다. ‘더불어 행복하게’란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 오늘은 인맥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맥이란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가가 아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알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키포인트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인정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인맥은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이용하는가가 아니고,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돕고 있는가입니다.
인맥은 내가 잘 나갈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떠받들어 주는가가 아니고, 내가 곤경에 처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도와주려 하는가입니다.
우리 모두가 좋은 인맥으로 다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중에서-
// 제목과 내용이 조금 겉돈다는 느낌이 살짝 들었다. 마침, 오늘 생각의 주제가 ‘고마운 친구의 정체“였다. 뭔가 일맥 통한다 생각되었다.
★★★ 해마다「고마운 친구 TOP10」을 정해 보곤 한다. 이 부질없는 일을 다른 친구도 하는가? 여러 가지가 궁금하다. 혹시, 있다면 이를 어떻게 정할까? 해마다 이 속에 포함하는 친구는 누구일까? 혹시, 전년도에는 포함되었다가 올해에는 배제된 친구가 있다면 그는 어떤 사유 때문이었을까? / TOP10을 선정하기 전에 두 배수 정도를 정리한 다음, 이 중에서 다시 10명을 뽑는다. 주먹구구식이다. 그러나 평가 항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소통이 있었는가? 삶에 도움이 되었는가? 에너지 같은 친구였는가? 나에게 기쁨을 주는 친구였는가? 뭐, 이런 정도이다. 그리고 그 배점도 같다.
★★★ 「2024년 고마운 친구 TOP10」을 정했었다. 대부분 전년도에 그 친구들이었다. 그러나 변화가 없지 않았다. 새롭게 두 친구가 포함되었다. 한 친구는 의사 친구였다. 이 친구는 갑자기 허릿병을 앓을 때, 적극적이고 즉각적인 도움을 주었다. 평가 항목에 “지독한 고통과 괴로움 속에 있을 때 위로·응원하고 힘을 써 주었는가?” “인품이 너그럽고 자상한가?” 이것을 넣었더니, 상위 그룹이 되었다. 올해의 특이한 점은 여자 친구 하나가 포함되었다. 처음 일이다. 자상한 도움을 받았다. 지속적 도움을 주겠다고 자주 말해 주었다. // 챗 GPT에 물었다. / <질문> 해마다 연말이 되면 ‘올해의 고마운 친구 Top 10’을 선정하곤 한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정을 위해 평가 항목을 정하고자 한다. 이를 다섯 가지만 제시하고 그것을 선정한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하시오. // 챗 GPT의 대답이다. 항목별 제목만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1) 지속적인 지원 (2) 긍정적인 영향력 (3) 성실한 조언 (4) 신뢰성과 책임감 (5) 취미와 관심사의 공유 / 공감이 갔다. 내가 정한 평가 항목보다 합리적이고 고급지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될 때, 「고마운 친구 TOP 10」선정 평가표를 다시 정리해보리라 했다.
★★★ 사실, 작년에 고마운 친구 10명 중에 1등을 정하는 데는 고민이 없지 않았다. 잘못하면 의사 친구가 1위가 될 뻔했다. 그러나 최종 1등은 몇 년째 줄곧 1등을 해 오던 친구가 차지했다. 이 친구는 다른 친구가 주지 않는 감동과 고마움을 주었다. 이 친구는 교회에 다닌 지, 한 10년쯤 되었다. 멀리 떨어져 자주 만나지 못한다. 그러나 거의 매일 통화를 한다. “지금 벤치에 앉아서 문안 전화 올리는 거예요.” 산책하다가 쉴 때마다 전화를 해 준다. 일요일이면 카톡이 온다. “교장 선생, 교회 왔네. 새해에 복 많이 받고 어머니 건강도 좋아지길 기도하네.” “주님께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친구 성규와 그의 어머니 건강과 행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참, 고마운 친구다. / 사실, 처음 1위였던 의사 친구는 최종 순위 결정 결과 2위에서도 밀려났다. 2위는 초동 친구다. 지금도 고향을 지키면서 살고 있다. 갈 때마다 사심 없이 반겨준다. 텃밭에 채소들, 때가 되면 정스럽게 싸 준다. 한 달쯤 전이었다. 김장을 했냐고 물어왔다. 못했다고 대답했다. 열흘쯤 지났을 때, 전화가 왔다. “다음에 올 때, 김치를 가져가라.”고 지금도 맛있게 잘 먹고 있다. 아내 입장에서 보면 친정집 오빠 같을 것이다. // 몇 가지를 바로잡아야겠다. 「2024년 고마운 친구 TOP 10」을 선정하고 순위를 정하기 전에, 평가 항목과 배점을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했다. 더구나 선정 과정에서 평가 항목을 새로 추가하였다. 비신사적인 처사였다. 내년에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의사 친구는 아직도 1등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이실직고 하리라.
★★★ 챗 GPT에 말한다고 이해가 될까? 고마운 친구를 선정하기 위해 평가 항목을 정할 때, ‘나와 나의 어머니를 위한 지속적 기도 여부’를 포함하라고. 그리고 ‘사심(邪心)없이 지속적 친절을 베푸는가의 여부’도 포함하라고.
★★★ 아무튼, 1, 2, 3위, 이 친구들이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해 본다. 이번 설엔 뭐라도 보내야겠다. ★★★ <필자 프로필> 전 김포제일고, 함현중학교장 정년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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