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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쫄깃한 도토리묵이 되려면…….

도토리묵 만들었습니다. 나눔할 것이 생겨서 마음이 부자입니다.

박성규 | 기사입력 2023/12/04 [21:25]

쫄깃쫄깃한 도토리묵이 되려면…….

도토리묵 만들었습니다. 나눔할 것이 생겨서 마음이 부자입니다.

박성규 | 입력 : 2023/12/04 [21:25]

 

쫄깃쫄깃한 도토리묵이 되려면…….

 

                                           캐나다. 김현준 

 

▲ 도토리묵은 차분한 기다림 미덕을 보여주는 듯하다. 캐나다, 현지 주민들이 도토리묵의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오늘 드디어 도토리묵을 만드는 과정중 가장 어려운 분쇄(grinding) 작업을 성공했다. 도토리를 주어모으고 건조시키고 하나하나 껍질을 까면서 이걸 다 어떻게 가루로 만들어 묵을 만드나 걱정이 쌓였었다.

 

집에 있는 믹서기로는 1키로 갈려면 하루전에 물에 담가 불려야 하고 한두 시간은 걸리는데 그나마 곱게 갈아지지 않아 녹말 앙금이 잘 가라앉지 않고 유실이 많다. 기다림에 지쳐서 빨리 하려다 믹서기 모터를 태워먹는 분들 경험담도 많고.

 

한국에서는 주어다 껍질도 안 벗기고 그대로 방앗간(제분소)에 맡기면 도토리 가루로 잘 만들어 준다는데 여기에선 방앗간을 어렵게 찾아서 가져갔지만 도토리도 아몬드나 땅콩 처럼 기름기가 있어 기계 구동 부분에 들러붙기 때문에 안 된다고. 이틀 전에 방앗간 두 군데 갔는데 한 곳은 도토리 만져보고 씹어보더니 안된다 해서 나왔고 또 한 곳에서는 한 바가지 정도 갈다가 안되겠다며 기계 속에 잔뜩 끼인 것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4년 전에는 50파운드를 갈아줬었는데 그 때는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 도토리 줍는 여인의 모습을 핸드폰에 담았다. 아름답다. 나에게 절대로 필요한 사람이다.

 

 

방앗간을 포기하고 어제 종일 아마존에서 곡물분쇄기를 찾아 모델별로 성능과 가격을 비교해서 주문할 기계를 정했다가 오늘 아침에 다른 방앗간에 한 번 더 Try 해보자 마음을 바꾸고 우리 보다 곡물 가루를 많이 먹는 인도사람들과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브램톤과 스카보르의 방앗간 정보를 찾아서 문의했다. 역시 기름 성분을 문제 삼았지만 그래도 가져갈테니 해보자고 사정했다.

 

한 곳은 갈게 되면 파운드당 2불이라고 생각 보다 비쌌지만 가격이 문제가 아니었다 500불 정도를 주고 기계를 사야 할 형편이었다. 첫 번째로 간 방앗간의 인도 사람은 의외로 친절했다. 어렵겠지만 한 바가지만 해보자는 요청을 들어줬고 염려와는 달리 제대로 갈아졌다. 갈고 또 갈고 입자가 작을수록 전분을 많이 얻을 수 있기에 방앗간 먼지와 독한 카레 냄새도 아랑곳 하지않고 지켜서서 봤다. 너무 큰 성취감에 엄청 감사하며... 그렇게 한 시간이 좀 지나서 대업을 성공리에 마쳤고 약속한 금액에 팁까지 얹혀서 지불했다.

 

▲ 도토리 한 알 한 알, 단단하다 야무지다. 이를 만들어내기 삼라만상의 협조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같은 걱정에 쌓인 지인에게 소개해주겠다고 약속도 했다. 도토리 가루, 어쩌면 도토리묵에 별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는 별 것도 아닐 수 있지만 우리 부부는 오늘 이 성취감에 대한 감사와 행복한 마음이 오래오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내 편 되어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쫄깃쫄깃한 캐나다 도토리묵이 되려면 가루를 물에 담가 떫은 물을 빼내고 녹말전분을 가라앉히는 일이 남았지만 정성껏 잘 만들어 우리만 먹지 않고 지인들과 나눔 하겠습니다.

 

<필자 소개>

1954년 전북 군산 출생

98 캐나다 토론토 이민

Pro Business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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