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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 [초대 시]

유옹 송창재

박성규 | 기사입력 2023/07/10 [20:45]

번뇌 [초대 시]

유옹 송창재

박성규 | 입력 : 2023/07/10 [20:45]

번뇌~~

 

                    유옹 송창재

 

 

 


탑 곁 

고뇌 가득 묵은 백일홍

어느 새 

핏빛 滿月만월이 되었다. 

 

붉은 핏꽃

백날을 물들이면

 

홀로 

훌쩍이는 소쩍새만

교교한 보름 밤의 

山寺산사를 뒤척인다.

 

뽀얀 두 손  

검은 염주 모아쥐고

회색 빛 여민 허물속에

달맞이 꽃 가슴 숨겨 

푸른 머리 젊은 여승은 

한없이 탑을 돈다.

 

달 조차 푸르러 

가볍게 떨며 따르는 

파리한 달 그림자 안고

 

배롱꽃보다 더 붉게 그리운

두고 온 번뇌를 

눈물로 씻어 내린다.

 

달빛은 언제 

한 아름 

붉은 나무를 안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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